마인크래프트 계정 통합되면 미성년자는 게임 못하게 된다

당국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손을 놓고 있는 한, 우리나라 청소년은 더 이상 마인크래프트를 플레이할 수 없게 된다.

마인크래프트 계정 통합되면 미성년자는 게임 못하게 된다

지난 21일(중부 유럽 하계 표준시) 모장 스튜디오는 올가을부터 순차적으로 마인크래프트 자바 에디션에 마이크로소프트 계정과 엑스박스 라이브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엑스박스 라이브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서비스하는 온라인 게임 서비스다.

현재 이 게임은 2009년에 도입한 ‘마인크래프트 프리미엄 계정’과 2012년 11월에 도입한 ‘모장 계정’, 국내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자체적인 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이 게임을 제외한 나머지 마인크래프트 게임은 처음부터 마이크로소프트 계정과 국내 규제를 적용받는 엑스박스 라이브를 사용하고 있었다.

이 게임에 마이크로소프트 계정과 엑스박스 라이브가 도입되면 플레이어는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보유하고 있는 모든 마인크래프트 게임을 계정 하나로 플레이할 수 있게 된다. 게임별로 런처를 설치해야 하는 불편함도 사라진다.

하지만 마인크래프트 자바 에디션에 마이크로소프트 계정과 엑스박스 라이브가 도입되고 나면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18세 미만 청소년은 더 이상 마인크래프트 자바 에디션을 플레이할 수 없게 된다. 엑스박스 라이브는 현재 국내에서 18세 미만 청소년이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 18세 미만 청소년이 이용할 수 없는 서비스는 엑스박스 라이브만이 아니다. 소니가 서비스하는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와 닌텐도가 서비스하는 닌텐도 스위치 온라인, 일렉트로닉아츠가 서비스하는 오리진도 18세 미만 청소년이 이용할 수 없다.

한국를 제외한 200여 개국에서는 법정대리인이 동의하면 7세 어린이도 다국적 게임사의 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데, 어째서 국내에 거주하는 18세 미만 청소년은 다국적 게임사의 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것일까?

불과 10년 전만 해도 국내에서 18세 미만 청소년이 다국적 게임사의 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여성가족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각각 입법을 추진한 셧다운제와 게임 시간 선택제가 2011년 11월에 제정되고, 2012년 11월부터 본격 시행되면서 지금과 같은 상황이 됐다.

셧다운제는 오전 12시부터 오전 6시까지 16세 미만 청소년이 게임을 플레이하지 못하도록 게임사에 의무를 부과한다. 게임 시간 선택제는 청소년 본인 또는 청소년의 법정대리인이 18세 미만 자녀의 게임 시간을 제어할 수 있도록 게임사에 의무를 부과한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 청소년에게 게임을 유통하려는 회사는 오전 12시부터 오전 6시까지 16세 미만 청소년의 게임 이용을 차단하는 기술적 장치와 18세 미만 청소년의 게임 이용 시간을 제한할 수 있는 기술적 장치를 구현해야 한다.

다른 나라에도 게임에서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제공업체에 의무를 부과하는 규제가 있지만, 미성년자의 게임 이용 시간을 법적으로 제한하는 나라는 OECD 회원국 중 한국이 유일하다. UN 회원국으로 범위를 넓혀 봐도 한국과 중국밖에는 없다.

다국적 게임사는 한국에 거주하는 18세 미만 고객만을 위해 기술적 장치를 구현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고 판단했고, 2012년 11월부터 18세 이상 고객에게만 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국내에서 18세 미만 청소년은 다국적 게임사가 제공하는 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더 이상 이용할 수 없게 됐다.

8년 전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게시한 광고 배너. 이제 마인크래프트도 저렇게 될 수 있다.

셧다운제와 게임 시간 선택제는 8년 전 시행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모장 스튜디오를 6년 전 인수했다. 마인크래프트 베드락 에디션은 5년 전부터 마이크로소프트 계정과 엑스박스 라이브를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청소년은 왜 이제 와서 엑스박스 라이브가 마인크래프트 자바 에디션에 도입되는 것을 우려할까?

그 이유는 단순하다. 윈도우 10 및 콘솔용 마인크래프트는 청소년 이용자가 적다. 모바일용 마인크래프트는 청소년 이용자가 많지만, 계정이 없어도 플레이할 수 있다. 마인크래프트 자바 에디션은 청소년 이용자도 많고, 계정이 없으면 아예 플레이할 수 없다.

국내에 거주하는 18세 미만 청소년은 내년부터 시작되는 계정 통합 기간에 기존 계정을 마이크로소프트 계정으로 이전하려 해도 엑스박스 라이브를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계정을 이전할 수 없다. 성년이 되는 날보다 계정 통합이 끝나는 날이 더 빠른 청소년은 성년이 될 때까지 게임을 플레이할 수 없고, 이미 구매한 게임의 소유권까지 잃어버릴 수 있다.

내년 초까지 당국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이 상황을 방치할 경우, 대한민국은 미성년자가 마인크래프트 자바 에디션을 플레이할 수 없는 유일한 나라가 된다. 해외에서는 미취학 아동도 이 게임을 하고, 국내외 학교에서 교육자는 이 게임으로 사회과와 과학을 가르치고 있는데 말이다.

이미 헌법재판소는 2014년 4월에 셧다운제를 합헌으로 결정했기 때문에 이 규제가 저절로 사라질 일은 없다. 당국과 입법권자는 세계적 추세에 맞지 않는 규제를 서둘러 완화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엑스박스 라이브를 국내에 거주하는 18세 미만 청소년이 다시 이용할 수 있도록 사전에 개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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