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크래프트 통해 언론자유지수 낮은 국가에 검열 없는 도서관 개관
국경없는기자회와 Blockworks는 마인크래프트를 이용하여 언론 및 출판의 자유가 없는 국가를 대상으로 검열 없는 도서관을 개관했다.
12일(중부 유럽 표준시) 국경없는기자회, Blockworks 그리고 Berlin DDB는 언론 및 출판의 자유가 부족하거나 없는 국가를 대상으로 ‘검열 없는 도서관’을 개관했다고 밝혔다. 흔히 알고 있는 도서관처럼 물리적인 장소에 지어진 것은 아니다. 마인크래프트에 지어졌다.
이 도서관에서는 2018년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요원에 의해 살해된 자말 카슈끄지(Jamal Khashoggi)가 생전 작성한 기사를 비롯해, 언론 검열이 심한 세계 각국에서 공개되지 못한 수많은 기사들을 읽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마인크래프트는 인터넷 연결만 있으면 세계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다. 제아무리 언론, 출판, 집회 및 결사의 자유가 없는 나라에서도 마인크래프트만큼은 누구나 플레이할 수 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이러한 점에 착안해 이 게임을 검열 없는 도서관의 건설 부지로 골랐다.
이 프로젝트를 주도한 국경없는기자회 소속 독일 기자 크리스찬 미르(Christian Mihr)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언론을 검열하는 정부가 마인크래프트는 정권을 위협하는 존재로 여기지 않아, 이 프로젝트를 실행할 게임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접근성도 선정 이유에 한몫했다”며, “마인크래프트는 어느 나라서든 접속할 수 있고, 정치적인 게임이라고 의심받는 다른 게임들과 달리 검열받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각국에 큰 커뮤니티가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며, “이를 검열의 허점으로 활용했다”고 말했다.
검열 없는 도서관에는 정부의 검열로 인해 현지 언론에 등록되지 못한 수많은 기사들이 ‘책과 깃펜’이라는 아이템에 작성되어 있다. 책과 깃펜은 마인크래프트 내에서 장문의 글을 쓸 수 있는 아이템이다.
예전에는 책과 깃펜으로 글을 쓰고 편집하기가 굉장히 번거로워 많은 플레이어들이 잘 사용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출시된 마을과 약탈 업데이트(1.14 버전)를 통해 사용성이 크게 개선되고, 최대 입력 가능한 페이지 수도 100장으로 늘어나면서 지금은 기사 작성에 용이해졌다.
국경없는기자회는 검열 없는 도서관에 양질의 기사를 최대한 많이 수록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언론의 자유를 위해 활동하는 기자들로부터 일일이 전재 허락받았다. 자말 카슈끄지의 기사는 유족들의 허락을 받아 전재됐다.
이 도서관은 우선 지난해 언론자유지수 평가에서 최하점을 받은 이집트, 멕시코,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 국민을 위한 자료를 소장한다. 기사는 영어, 스페인어, 아랍어, 러시아어, 베트남어로 제공된다.
검열 없는 도서관 서버는 연중무휴 24시간 열려 있어 언제 어디서든 접속할 수 있다. 개관 하루만에 75개국에서 3,000명이 넘는 플레이어가 다녀갔다. 맵은 7,000회 넘게 다운로드됐다. 자세한 정보는 uncensoredlibrary.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언론의 자유를 증진하기 위해 1985년 출범한 비정부 기구다. 검열 없는 도서관을 설계 및 건축한 Blockworks는 마인크래프트로 예술 활동을 하는 디자이너, 애니메이터, 예술가 및 개발자가 모인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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