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제 폐지하는 청소년 보호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오늘(11일) 국회가 본회의에서 셧다운제 폐지법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셧다운제가 시행된 지 10년 만에 폐지된다.

이날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재석 의원 189인 중 찬성 182인, 반대 0인, 기권 7인으로 청소년 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을 가결했다.

이번에 가결된 일부개정법률안은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청소년 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 4개를 통합·조정해 여성가족위원장이 제안했다.

이 일부개정법률안에는 셧다운제의 시행 근거와 처벌 규정을 폐지하고, 법령에서 중독과 과몰입을 병기하며, 게임 중독 또는 과몰입된 청소년과 가족 모두가 상담·교육·치료·재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근거 규정을 신설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셧다운제는 심야 시간대에 온라인 게임 제공업체가 16세 미만 청소년에게 온라인 게임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게임 이용 환경과 심야 시간대에 청소년이 접근할 수 있는 매체가 다변화되는 현실을 이 규제가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이 규제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불거졌다.

규제가 제기능을 하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규제의 존속으로 인해 온라인 게임 제공업체는 규제 대상자와 비대상자를 구분하는 전산을 구축하는 부담을 지우게 됐다. 전산을 구축하지 않은 업체가 제공하는 전체 이용가 게임은 청소년이 이용할 수 없게 되는 일이 벌어지면서 이 규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특히 올여름에는 청소년층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 중 하나인 마인크래프트가 이 규제로 인해 지난해 12월부터 19세 이상만 플레이할 수 있게 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규제의 폐지를 촉구하는 여론이 생겼고, 결국 오늘 이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제21대 국회에서 최초로 셧다운제 폐지법을 대표발의한 전용기 의원은 “셧다운제를 시작으로 비정상적인 규제들이 정상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상식적인 사회는 그렇게 어렵지 않다”라면서 “셧다운제 폐지는 누군가가 꼭 해야 할 일이었고, 안 되더라도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 사람의 마음을 모으면 태산도 옮긴다는 말처럼 게이머들의 목소리가 국회에 울려 퍼지는 순간을 지켜볼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라고 밝혔다.

제21대 국회에서 두 번째로 셧다운제 폐지법을 대표발의한 허은아 의원은 “게임 강제적 셧다운제는 청소년 수면권 확보라는 제도의 목적도 달성하지 못하면서 불필요하게 학부모와 청소년이 가진 자율권을 제한한 규제”라면서 “지지부진하던 폐지 논의를 활성화하기 위해 대정부질문으로 화두를 던졌고 법안을 발의함은 물론 여야 공동으로 정책토론회도 개최하는 등 규제 개선을 위해 힘써왔다”라고 말했다.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은 “이번 법 개정으로 강제적 조치가 아닌, 청소년의 자율성에 기반한 게임 과몰입 예방 정책이 마련되었으므로, 앞으로는 매체 환경 변화에 맞춰 미디어 과의존 청소년에 대한 교육, 상담, 치유 지원을 강화하는 등 청소년 보호 주무부처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개정된 청소년 보호법은 2022년 1월 1일에 시행된다. 이날부터 온라인 게임 제공업체는 16세 미만 청소년과 16세 이상 청소년을 구분할 의무가 사라진다. 심야 시간대에 16세 미만 청소년에게 게임을 제공하지 않을 이유도 사라진다. 이제 청소년 게임 이용 규제는 게임 시간 선택제만 남는다.

게임 시간 선택제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12조의3을 근거로 18세 미만 청소년 본인 또는 법정대리인이 자율적으로 게임 이용 시간을 정할 수 있는 제도다.